'소형 망원경'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4/12 봄철의 별놀이 (1) - 쌍안경
  2. 2009/02/15 작은 망원경으로 (4)
별놀이2009/04/12 00:35

가족 관측회를 앞두고 요즘 볼 만한 것들을 정리해봤다. 우선 쌍안경으로 볼 만한 것들.

 

쌍안경으로도 나름 많은 천체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관측을 즐길 수 있다. 손으로 들고 보는 쌍안경은 배율이 낮아서 (7X50 정도가 무난. 우리 집에 있는 것은 12X50) 시야가 넓기 때문에 돌고래 자리나 북쪽왕관자리 같은 작은 별자리 들의 전체 모양을 두루 볼 수 있다는 점은 큰 망원경에서는 즐길 수 없는 장점이다. 오리온 대성운이나 안드로메다 은하 같은 것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봄철에 쌍안경으로 볼 만한 것은...

 

<M44, 게자리 산개성단>

게자리에 있는 커다란 산개성단이다. 게 몸통안에 많은 별들이 모여있는 모양으로 보인다.

'프레세페(여물통) 성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7X50 쌍안경으로 보면 그림처럼 네개의 별로 이루어진 보석 상자 안에 들어있는 보석 알갱이처럼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다. 낮은 배율로 볼 때 더 멋지게 보이는 대상이다. 사자자리와 쌍둥이 자리 중간에서 찾을 수 있고 요즘은 저녁 8시쯤 정남향 머리위에서 볼 수 있다.

<북쪽왕관자리>

예전에는 그냥 왕관자리라고 불렀었는데 요즘은 '남쪽'왕관자리와 구분하여 '북쪽'왕관자리라고 부른다. 쌍안경의 한 시야(7배일 때 직경 5.5도)에 다 보이지는 않고 절반정도가 한시야에 들어오지만 직경 10도 각 안에 있으므로 쌍안경으로 쓱 둘러보면 멋진 왕관(혹은 목걸이) 모양을 볼 수 있다. 밤 10시쯤 동쪽하늘에 떠오른 목동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그 아래 따라 떠오른 왕관자리를 찾을 수 있다.

 

 

영화 '콘택트'에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아빠로 둔갑(?)한 외계인을 만나는 장면인데, 바닷가 모래를 손에 쥐었다 빠져나가고 남은 자리에 모래알이 왕관자리 모양으로 반짝인다.

 

 

다시 지구로 돌아온 마지막 장면에 조디 포스터가 홀로 전파천문대를 뒤로 하고 계곡 정상에 앉아 있다 쥐어 본 흙의 알갱이도 같은 모양으로 반짝이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냥 봐도 멋진 별자리지만 이런 장면을 상상해봐도 좋을 듯.

 

 

<봄철 별자리 찾기>

 

요즘 밤10시쯤에 나가보면 동쪽 하늘 높이 북두칠성이 국자 머리를 위로하고 물음표 모양으로 서있다. 국자의 손잡이 부분의 휘어진 모양을 따라 곡선으로 연장선을 만들어 나가면 목동자리 알파별 아크투루스를 만나고 계속 곡선을 이어나가면 처녀자리 알파별 스피카까지 이어지는 '봄철의 대곡선'을 그려볼 수 있다. 아크투루스는 이 시간에 동쪽에서 제일 밝은 별이므로 웬만하면 찾을 수 있다. 봄철 별자리 찾기는 이렇게 '봄철의 대곡선'부터 시작하면 쉽다.

 

사자자리는 저녁 8시쯤 남동쪽 하늘 높이 떠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뒤집어진 물음표 모양의 사자머리를 찾고 왼쪽의 꼬리부분 직각 삼각형을 찾을 수도 있다. 그게 좀 어려우면 북두칠성의 국자부분 델타별 메그레즈와 감마별 페크다를 잇는 선을 연장하여 따라가면 사자자리 감마별 알기에바를 만나고 알파별 레굴루스까지 찾을 수 있다.

 

게 자리는 밝은 별이 없어서 우리 동네같은 도시 외곽에서도 맨눈으로 잘 안보이고 날이 좋을때나 째려보면 보이는데, 우선 다른 별자리의 밝은 별을 이정표 삼아 찾아야 한다. 사자자리 알파별 레굴루스와 쌍둥이자리 알파별 카스토르, 베타별 폴룩스는 매우 밝은 1등성 별이므로 찾기가 쉽다. 레굴루스와 폴룩스의 중간쯤 자리에 게자리가 있으니 대충 어림잡아 쌍안경부터 하늘로 들이대면 운좋게 찾을 수도 있다.

 

Posted by wisdumb
별놀이2009/02/15 22:45

아이들과 별보기를 시작으로 다시 시작해보기로 불을 댕긴지 6개월만에 소화(消火). 좌절. 긴 슬럼프. 다시 1년.

대학 시절 동아리 친구들과 가족 관측회를 계획하면서 다시 그 불씨를 살리려 하고 있다.

 

한달 남짓 남은 관측회를 기다리며 비록 0.5개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망원경이지만 손질을 좀 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여기저기를 기웃거려보고 있는데...

 

소형 굴절망원경으로 온 메시에 목록 천체는 물론이고 허셸400 목록까지를 다 보았다는 할아버지 이야기가 문득 생각나 오래전 사 놓았던 Sky & Telescope를 뒤적여 그 기사를 찾아냈다. 99년도 5월호.

할아버지 이름은 Jay Reynolds Freeman.

 

기사에 나온 사진으로만 봐도 팔뚝만한 크기의 쬐끄만 굴절망원경이다. 이름도 `Refractor Red`라고 붙여주셨다. (연세가 좀 드시면 이런 빨간색을 좋아하게 되나보다)

중고로 사셨다는 55mm 구경 Vixen제 Fluorite f/8. 위에 달린 파인더는 손가락만하다 ㅋㅋ

 

원래 주로 쓰는 망원경은 14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이지만 55mm 굴절망원경으로 허셸400 보기를 시작해 완료 기념으로 쓴 기고문. 작은 망원경으로 굳이 딥스카이를 보는 이유를 설명하며 작은 낚시 도구로 큰 물고기 낚기를 즐기는 사람들에 비유하셨군. 보인다. 잡았다. 이 정도로 만족하는 수준이 아니었을까 상상이 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구마통 만한 망원경으로도 잡은게 맞는지 틀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할테니...ㅎㅎ

 

트라페지움 별들이 6개까지 보인다니 특별히 좋은 망원경이긴 한 모양이지만, 남들은 파인더로 사용할만한 구경의 망원경으로 도대체 어떻게 보았길래 본전을 톡톡히 뽑고 또 뽑고 쪽쪽 빨아내셨을까.

 

몇가지 비결이 나오는데, 우선 눈에 띄는 이야기는 실제 딥스카이 관측에 적당하다고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게 배율을 올려서 관측했다는 것. 12mm 아이피스를 껴서 37배로 관측을 주로 했다고 한다. 55mm 에서 37배면 꽤 높은 배율인 듯. 배율을 올릴 수록 보이는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기 때문에 은하들의 밝은 중심부를 도드라져 보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그런지 한번 해보고 싶군. 음... 10년전 이야기이니 요즘에는 다들 이 방법을 쓰고 있지 않을까? ^^

 

간혹 더 높은 배율을 사용할 때도 있었다는데, M46 산개성단에 뭍혀있는데다가 크기도 매우 작은 NGC2438 행성상 성운을 구별해 볼 때는 4mm OR 아이피스를 써서 110배까지 올려서 보았다고도 한다.

 

그리고 나오는 이야기는 익히 알고있는 주변시 이용하기. (I would not have seen any of these galaxies without averted vision.) 망막의 중심부보다 주변부가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대상을 시야의 중심에 놓은 후 시야의 중심부와 테두리 사이 중간쯤에 시선을 두는 방식으로 관측했다고 한다. 마운트의 미동나사를 살짝 움직여 망원경을 약간 흔들어보는 것도 대상을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잡광이 많은 도시 근교에서 눈을 어둠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밝은 쪽을 쳐다봐야 할 때는 관측에 사용하는 눈을 가리고 있기도 하고, 어두운 천체를 볼 때 눈을 감고 아이피스를 더듬거려 찾아서 손으로 감싸고 얼른 눈을 대서 손가락 사이로 들어온 잡광에 시야가 방해받기 전 1,2초의 짧은 동안만 대상을 보기도 했다는 얘기는 대단하기도 하고 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엉뚱한 곳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서 11등성까지 나오는 무거운 밀레니엄 성도를 가지고 다녔다고 하고. 물론 간편하게 찾기위한 성도와 언제 어느 별자리가 보기 좋은 위치에 오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별자리 판도 함께.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훈같은 말씀.

 

If an object doesn't pop out right away, keep looking. Patience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observing skills. I have sometimes stared at an object for tens of minutes before becoming confident that I was actually seeing it.

Posted by wisdumb